당신이 분리수거한 플라스틱, 정말 제대로 재활용되고 있을까요?
많은 이들이 ‘분리수거’는 곧 ‘재활용’으로 이어진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재활용품 선별장 노동자들은 전혀 다른 현실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분리수거와 재활용 시스템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몰랐던 재활용의 진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재활용 선별장의 구조와 역할
재활용품 선별장은 각 가정과 기업체에서 배출된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 품목별로 분류하고 가공하기 위한 장소입니다. 이 과정은 자동화 기계와 수작업이 혼합된 형태로 이루어지며, 특히 플라스틱, 캔, 종이 등은 물질 특성에 따라 분류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선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별장 노동자들은 매일 수 톤의 쓰레기를 접하며, 그 중 상당수가 ‘분리수거된 듯 하지만 실은 재활용 불가능한’ 상태라는 점에 고충을 토로합니다. 세척이 되지 않은 음식물 오염 플라스틱, 비닐이 섞인 종이, 이물질이 낀 캔 등은 모두 재활용 불가 품목으로 분류됩니다.
일반인이 모르는 분리수거의 실상
분리수거는 단순히 분류해서 버리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적절한 세척, 라벨 제거, 건조 등의 절차가 동반되지 않으면, 재활용 시설에서는 그대로 '일반 쓰레기'로 처리됩니다. 선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이런 부적절한 분리수거 때문에 작업 효율이 떨어지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일례로, 플라스틱 생수병에 부착된 라벨을 제거하지 않거나, 음식물 잔여물이 묻은 채 버려진 도시락 용기는 재활용이 어려워지며, 전체 배출물의 재활용률을 낮추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실제로 한국환경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의 약 30%는 선별장에서 재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됩니다.
선별장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와 처우
재활용 선별장 노동자들은 대부분 비정규직 혹은 고령층이며, 반복적인 노동과 먼지, 유해물질 노출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음식물 잔여물로 인한 악취와 벌레, 겨울철에는 냉기에 노출되며, 작업 환경은 매우 열악합니다.
안전장비 착용이 어렵거나 부족한 경우도 많아, 손톱이나 유리 조각에 의한 상처, 미세플라스틱 흡입 등의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며, 산업재해에 대한 지원도 부족한 편입니다.
한국의 재활용 시스템 한계
한국은 높은 분리수거율로 알려져 있지만, 실질적인 재활용률은 그에 못 미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분리수거와 재활용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재활용 품목의 수익성에 따라 선별 후에도 대부분이 폐기되는 일이 많습니다.
2020년 기준, 한국의 전체 플라스틱 배출량 중 약 60%가 재활용된다고 발표되었으나, 이 수치는 수출 포함 재활용률이며 실제 국내에서 순환되는 양은 더 적습니다. 또한, 폐비닐이나 폴리스티렌(스티로폼)은 재활용 수익성이 낮아, 분리배출되더라도 소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활용 비용보다 소각 비용이 낮거나, 오염도가 높아 선별 불가한 경우는 폐기물로 간주되어 처리되며, 이로 인해 선별장 노동자들의 노력도 헛수고가 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올바른 분리수거 실천
소비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분리수거 개선 실천은 간단하지만, 꾸준한 실천이 중요합니다. 첫째, 플라스틱 용기는 반드시 세척 후 배출하고, 라벨과 뚜껑은 분리합니다. 둘째, 종이는 코팅 여부를 확인하고, 스프링이나 클립이 있는 노트는 철제 부속을 제거해야 합니다.
셋째, 혼합 소재(예: 알루미늄+플라스틱)는 분리하거나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야 하며, 음식물 잔재가 많은 경우엔 재활용이 불가하므로 일반 쓰레기 분류가 맞습니다. 이런 작은 실천이 모여 선별장의 부담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결론: 분리수거는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우리는 매일 당연하게 여기는 분리수거가 실제로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지 못한 채 생활합니다. 하지만 선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들의 입을 통해, 분리수거는 단순한 ‘버림’이 아닌 ‘책임 있는 시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올바른 분리수거는 환경 보호뿐 아니라, 사람의 노동과 건강도 지키는 일입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우리가 배출하는 재활용품 하나하나에 더 많은 관심과 책임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